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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큰 2 - 복수의 복수는 정당한가

by 감상중년 2025. 7. 1.

테이큰 2 - 복수는 다시 돌아온다
테이큰 2 - 복수는 다시 돌아온다

 

2012년 개봉한 테이큰 2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전작 테이큰은 뜻밖의 성공을 거두며 리암 니슨의 커리어를 재정의했고, 새로운 액션 스릴러의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1편이 아버지가 딸을 구하는 이야기였다면, 속편은 정반대입니다. 이번에는 브라이언 밀스가 표적이 됩니다. 1편에서 그가 죽인 사람들의 가족들이 복수를 꾀하는 것이죠. 이 영화는 불편하면서도 흥미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폭력에 대한 보복이 또 다른 폭력으로 이어질 때, 과연 누가 도덕적으로 옳은가?


달라진 시점의 전개

1편에서의 악당들은 익명성과 무차별성으로 그려졌습니다. 하지만 테이큰 2는 적에게 얼굴과 사연을 부여합니다. 복수심에 불타는 아버지 무라드는 브라이언에 의해 아들을 잃은 인물로 등장합니다. 그에게 있어 이번 복수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정의’입니다. 무라드는 브라이언을 영웅이 아닌 가족을 도륙한 살인자로 봅니다. 영화는 장례식 장면으로 시작하며, 전작의 폭력에 대한 후속 결과를 정면으로 보여줍니다. 이로 인해 관객은 브라이언에게 전적으로 공감할 수 없게 되고, 도덕적 기준은 점점 흐려집니다.


끝없는 복수의 고리

테이큰 2는 복수가 반복되는 구조를 주제로 삼습니다. 1편에서 브라이언은 딸을 구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폭력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무라드의 복수는 즉각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차분하고 치밀하게 설계된 보복입니다. 영화는 관객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정의란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가? 이런 복수의 반복은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를 묻는 데에서 벗어나, 결과에 초점을 맞추게 합니다. 이 철학적 질문은 속편이라는 한계를 넘어서 영화에 깊이를 더해 줍니다.


공격자에서 방어자로 변한 브라이언

이번 작품에서 브라이언은 더 이상 공격하는 입장이 아닙니다. 그는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도망치고 싸우는 인물이 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바꿉니다. 전작의 ‘사냥꾼’은 이제 ‘피사냥자’가 되어 전략과 판단력으로 위기를 극복합니다. 이스탄불이라는 배경은 복잡한 골목과 고대 건축물을 통해 영화에 긴장감을 더하며, 브라이언의 능력이 단순한 힘이 아닌 경험과 기술에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무기가 된 가족, 목표가 된 가족

1편에서는 아버지와 딸의 유대감이 강조됐다면, 2편에서는 가족 전체가 직접적인 갈등에 휘말립니다. 납치 피해자였던 딸 킴은 이번에는 탈출과 추격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심지어 고속도로에서 차를 몰기도 합니다. 전 부인 레노어도 납치되며 상황은 더 복잡해지고 위급해집니다. 가족이 전면에 등장함으로써 단순한 액션 스릴러가 아니라, 생존과 신뢰, 가족의 결속을 다루는 드라마로도 확장됩니다.


남겨진 도덕적 질문들

격렬한 액션 속에서도, 테이큰 2는 뚜렷한 답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브라이언의 분노와 절박함을 알기에 그를 응원하게 되지만, 무라드의 상실감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정의란 결국 누가 말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일까요? 복수는 언제부터 정당하지 않은 것이 되는 걸까요? 영화는 이 질문에 명확한 해답을 주지는 않지만, 그 모호함이야말로 작품의 의도를 더욱 분명히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테이큰 2는 1편만큼 직관적이지는 않지만, 보다 복합적인 시선을 제시합니다. 브라이언 밀스의 폭력이 남긴 결과를 직면하게 하며, 관객이 그의 행동을 단순히 ‘옳다’고 말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결국 복수는 단선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그리고 영화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복수가 정당한가, 아니면 그저 타이밍과 시점의 문제일 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