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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윅 3 - 파라벨룸의 의미와 철학

by 감상중년 2025. 6. 30.
존 윅 3 - 파라벨룸의 의미와 철학
존 윅 3 - 파라벨룸의 의미와 철학

 
2019년 개봉한 존 윅: 챕터 3 - 파라벨룸은 단순한 속편이 아닙니다. 이 영화는 제목부터 철학적 깊이를 담고 있으며, “파라벨룸(Parabellum)”이라는 단어 하나로 존 윅의 여정을 압축합니다. 라틴어 문장 “Si vis pacem, para bellum -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이 영화의 내러티브뿐 아니라 세계관 전체를 지탱하는 핵심 개념입니다. 격렬한 총격전과 격투 속에서도, 이 영화는 생존과 평화, 전쟁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파라벨룸’이라는 단어의 무게

영화의 부제는 단순한 스타일이 아니라, 이야기의 핵심 주제를 드러냅니다. “파라벨룸”은 평화를 얻기 위해 싸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역설을 의미합니다. 챕터 2의 결말에서 하이 테이블로부터 파문당한 존은 이제 자신이 속했던 세계로부터 추적당하는 존재가 됩니다. 챕터 3는 이러한 설정 속에서, 존이 더 이상 개인적인 복수를 위한 싸움이 아닌, 체계 전체를 상대로 전쟁을 준비하는 이야기로 확장됩니다. 전쟁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 됩니다.


폭력은 철학이다

일반적인 액션 영화에서 폭력은 오락의 수단이지만, 파라벨룸에서는 철학적 질문의 도구로 활용됩니다.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면, 그것은 과연 의미 있는 삶일까? 도서관 격투, 칼 던지기 장면, 오토바이 칼 싸움 등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존이 살아남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인간의 한계와 윤리를 보여줍니다. 이 세계에서 생존은 곧 폭력의 반복이고, 그 속에서 존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끊임없이 되묻습니다. “전쟁을 준비하라”는 말은 그저 전투의 전제 조건이 아닌, 살아 있는 상태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평화는 환상이다

챕터 3의 가장 날카로운 메시지 중 하나는, 평화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존은 여러 인물로부터 ‘평화’를 제안받지만, 그 대가로 자아를 포기하거나 타인을 배신해야 합니다. 심판관은 존에게 컨티넨탈에서 저지른 살인을 속죄하라고 요구하고, 하이 테이블의 장로는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려면 윈스턴을 죽이고 하이 테이블에 충성하라고 명령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 속 ‘평화’는 본질적으로 굴복이며, 존은 결국 이를 거부합니다. 그는 통제된 평화 대신, 자유로운 전쟁을 선택합니다.


상징과 구조 속의 철학

영화는 구조적으로도 고전 신화와 비슷한 구성을 따릅니다. 사막의 순례, 고대 의식, 피의 맹세 등은 존을 단순한 킬러가 아닌, 몰락한 기사 혹은 고대의 영웅처럼 묘사합니다. 컨티넨탈 호텔은 중립과 보호를 상징하지만, 결국 권력과 조작의 상징으로 전환됩니다. ‘파라벨룸’은 이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 자체를 설명하는 코드로 기능합니다. 평화는 피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아이러니입니다.


저항으로의 재탄생

존은 영화 내내 죽지 않기 위해 싸우지만, 그 과정 속에서 새로운 존재로 거듭납니다. 그는 단순한 암살자가 아닌, 부당한 질서를 거부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갈 상징이 됩니다. 마지막에 바워리 킹과 손을 잡으며 보여주는 모습은, 단순히 생존을 위한 전쟁이 아닌 체계에 대한 저항의 시작입니다. “전쟁을 준비하라”는 말은 이제 개인의 신념이 되고, 존 윅은 자신만의 정의를 위해 싸우는 존재로 진화합니다.


 
존 윅: 챕터 3 - 파라벨룸은 액션의 기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철학적 주제의식으로 인해 더욱 특별한 작품입니다. “파라벨룸”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영화 제목이 아니라, 존 윅이라는 캐릭터의 존재 방식을 나타냅니다. 이 영화는 끝없이 싸워야 하는 인간의 숙명을 보여주며, 과연 전쟁을 통해 평화에 이를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런 평화가 의미가 있는지를 묻습니다. 존 윅에게 전쟁은 생존이고, 평화는 끝없는 싸움 속에 잠시 찾아오는 찰나의 환상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