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기대와 확고한 시리즈 명성을 등에 업고도,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많은 팬들과 평론가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이 영화가 실패한 이유는 시각적 능력이나 배우들의 스타 파워 부족이 아니라, 스토리텔링 방식에서의 근본적인 결함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잠재력이 있던 영화가 흔들렸을까요?
성공을 방해한 주요 서사적 문제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캐릭터 과잉으로 인한 산만한 전개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가장 뚜렷한 문제 중 하나는 과도한 캐릭터 구성입니다.
영화는 진 그레이, 사이클롭스, 나이트크롤러, 스톰의 젊은 시절을 소개하고 발전시키려 하면서,
동시에 매그니토, 미스틱, 프로페서 X 같은 기존 인물들에게도 비중을 두려 합니다.
그 결과 이야기는 초점을 잃고 산만해지며, 감정적인 몰입보다는 시각적 장면 위주로 흘러가게 됩니다.
이로 인해 스토리는 전반적으로 급하게 느껴지고, 관객이 각 돌연변이의 여정에 감정을 이입하기 어렵게 됩니다.
깊이 없는 실망스러운 악당
타이틀 롤인 아포칼립스는 무서우면서도 복합적인 악당으로 그려졌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평면적이고 일반적인 캐릭터로 다가옵니다.
오스카 아이삭의 연기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캐릭터는 매력적인 동기나 배경이 부족합니다.
그는 웅장한 연설을 하며 막강한 능력을 보여주지만, 목표는 막연하고 영감을 주지 못합니다.
단지 “세상이 타락했기 때문에 파괴하겠다”는 수준입니다.
강력한 악당은 슈퍼히어로 영화를 한층 끌어올리지만, 아포칼립스는 인상적인 존재로 남지 못했습니다.
일관성 없는 톤과 리듬
영화의 또 다른 스토리텔링 문제는 바로 일관성 없는 톤입니다.
어두운 분위기에서 갑자기 유머 장면으로 전환되며, 특히 퀵실버의 슬로모션 장면은 영화의 리듬을 깨뜨립니다.
이러한 톤의 불일치는 몰입감을 방해하며 중요한 장면의 감정적 효과를 희석시킵니다.
게다가 영화의 전개 속도도 일정하지 않습니다.
초반은 설명이 많은 장면으로 늘어지고, 클라이맥스는 급하고 감정적인 공감 없이 마무리됩니다.
관객은 서사의 만족감보다는 시각적 혼란만 남습니다.
중복된 주제와 놓친 기회들
엑스맨 시리즈는 항상 정체성, 수용, 권력에 관한 주제를 다루어 왔습니다.
그러나 아포칼립스는 이 주제들을 되풀이하면서도 새로운 통찰은 제공하지 못합니다.
도덕적 갈등은 억지스럽고, 캐릭터의 내면적 고뇌는 너무 쉽게 해결됩니다.
예를 들어, 매그니토의 슬픔과 분노는 강력한 캐릭터 서사를 이끌 수 있었지만, 그 해결 방식은 단순하고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진 그레이가 피닉스로 각성하는 장면 또한 충분한 서사적 축적 없이 등장해 감동이 약화됩니다.
엑스맨 타임라인과의 단절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엑스맨 시리즈의 복잡한 타임라인 속 위치에서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미래의 과거에서 타임라인이 초기화된 이후, 아포칼립스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었지만,
오히려 설명되지 않은 공백, 캐릭터 나이의 불일치, 혼란스러운 관계 설정 등으로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서사적 불일치는 오랜 팬들을 멀어지게 하고 일반 관객을 혼란스럽게 하여 이야기 속에 몰입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놓쳐버린 위대한 기회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인상적인 시각효과와 재능 있는 배우진을 갖췄음에도,
스토리텔링의 결함으로 인해 기억에 남지 못하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캐릭터 발전, 전개 속도, 주제의 일관성을 균형 있게 유지하지 못한 것이
결국 이 영화의 혹평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영화는 슈퍼히어로 블록버스터에서도 탄탄한 스토리텔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기시켜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