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데블스 애드버킷, 알 파치노의 악마는 너무나 매혹적이다

by 감상중년 2025. 8. 8.
728x90

데블스 애드버킷, 알 파치노의 악마는 너무나 매혹적이다
데블스 애드버킷, 알 파치노의 악마는 너무나 매혹적이다

 

악마가 있다면, 그는 외모도, 말투도, 권위도 다 갖춘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그는 당신의 욕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1997년 개봉한 데블스 애드버킷

법정 스릴러라는 장르적 외피를 입고 있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욕망과 선택, 윤리와 타락을 다룬 철학적인 질문이 숨어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엔 단연 알 파치노가 연기한 '존 밀턴'이 있다.

 

 

알 파치노, 가장 설득력 있는 악마

 

영화 속 존 밀턴은 전형적인 '사탄'이 아니다.

불에 타는 지옥이나 뿔 달린 괴물은 없다.

대신 그는 완벽한 수트와 말솜씨, 카리스마, 권력을 두른 채 인간 세계 한가운데 존재한다.

 

알 파치노는 이 역할을 통해 지성과 유머와 분노와 유혹이 교차하는 복합적인 악마를 만들어낸다.

그의 악은 공포로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욕망을 긁고 선택을 부추기며 그 결과를 스스로 감당하게 만든다.

 

나는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줬다.
난 단 한 번도 강요하지 않았어.단지 길을 보여줬을 뿐이지.

 

 

그의 논리는 치명적이다. 듣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될 만큼 설득력이 있다.

관객은 그가 악마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그의 말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변호사와 악마, 그리고 그 경계

 

키아누 리브스가 연기한 케빈은 플로리다에서 잘 나가는 젊은 변호사다.

하지만 뉴욕의 거대 로펌으로부터 초대받으며 삶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더 많은 돈, 더 좋은 집, 더 강한 권력 그리고 점점 멀어지는 아내, 친구, 그리고 자기 자신.

 

이 영화가 흥미로운 점은

'악마의 유혹'이라는 판타지를 현실적인 성공 모델과 직결시켰다는 데 있다.

그의 선택은 판타지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사회 속에서 직면하는 유혹의 축소판이다.

 

 

유혹은 크고, 죄책감은 작다

 

밀턴은 말한다.

 

욕망은 죄가 아니야. 욕망은 인간의 본능이지.

 

 

영화는 선과 악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는다.

대신 묻는다.

욕망은 과연 나쁜가?

우리는 어디까지가 자신의 의지고 어디부터가 유혹에 휘말린 것인가?

영화는 그런 모호함 속에서 관객을 불편하게 만들고,

동시에 그런 불편함 속에서 진실을 발견하게 만든다.

 

 

종교적 상징과 인간 심리의 교차점

 

'존 밀턴'이라는 이름은 우연이 아니다.

그는 실제로 실락원(Paradise Lost)을 쓴 영국 시인 존 밀턴에서 따왔다.

즉 이 악마는 단순히 사탄이 아니라

신에게 반기를 들고 인간을 선택의 주체로 만든 자유의지의 선동자인 셈이다.

 

이 영화는 종교적 메시지 위에 인간 심리를 쌓고,

현대 사회의 구조 안에 초자연적 존재를 흘려보낸다.

결과적으로 이 모든 것이 마치 실제로 가능한 이야기처럼 느껴지도록 구성되어 있다.

 

 

가장 위험한 악은,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데블스 애드버킷은 마치 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하다.

 

악마는 우리를 속이지 않는다. 우리는 스스로 속는다.

 

 

그리고 그 속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단연 알 파치노의 악마적 카리스마다.

 

그는 무섭지 않다.

그는 매혹적이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당신이라면 선택했을까? 거절했을까?

존 밀턴이 당신 앞에 나타난다면, 당신은 어떤 변호를 할 수 있을까?

728x90